눈이 모듈을 덮으면 그동안 발전은 거의 멈추지만, 대부분 햇빛이 나면 모듈 표면부터 녹아 미끄러져 내립니다. 그래서 겨울에 더 중요한 것은 눈을 억지로 치우는 일보다, 설계 단계에서 그 지역 적설하중을 견디는 구조물을 고르고 지붕 위에 올라가지 않는 것입니다.
눈이 쌓이면 발전량은 어떻게 되나
태양광 모듈은 빛이 셀에 닿아야 전기를 만듭니다. 눈이 몇 cm만 덮여도 빛이 거의 들어가지 않아 그동안 발전량은 크게 떨어집니다. 일부만 덮인 경우에도 직렬로 묶인 모듈 줄 전체의 출력이 함께 낮아질 수 있습니다.
다행히 눈은 오래 머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가 나면 짙은 색 모듈이 먼저 데워지고, 유리 표면이 매끄러워 눈이 아래로 미끄러져 내립니다. 쌓인 양과 기온, 경사각에 따라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립니다.
한 해 전체로 보면 겨울은 원래 해가 짧아 발전량이 적은 계절이라, 눈 때문에 잃는 몫은 연간 발전량의 일부에 그칩니다. 다만 눈이 잦은 지역에서 전기요금 절감액을 계산할 때는 12~2월 발전량을 넉넉하게 낮춰 잡는 편이 실제와 가깝습니다.
경사각과 배치가 눈 처리에 주는 영향
모듈을 눕힐수록 눈이 오래 남고, 세울수록 잘 미끄러집니다. 고정식 경사각은 지역 위도와 연간 발전량을 기준으로 정하지만, 적설 지역에서는 눈 미끄러짐과 하중을 함께 고려해 각도를 조금 더 세우기도 합니다.
모듈 아래쪽 끝에 눈이 걸릴 턱이 있으면 녹은 눈이 다시 얼어 줄지어 쌓입니다. 모듈 하단과 지붕·지면 사이에 눈이 빠져나갈 공간을 두고, 프레임 아래쪽에 눈이 고이지 않도록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눈이 떨어지는 방향도 생각해야 합니다. 주차장형이나 출입구 위 설비라면 미끄러진 눈덩이가 차량이나 사람에게 떨어질 수 있으므로, 겨울에는 처마 쪽 동선을 잠시 막거나 낙설을 막는 장치를 검토합니다.
주변 그늘도 눈이 남는 시간을 좌우합니다. 굴뚝이나 옆 건물, 나무 그림자가 드리우는 자리는 햇빛이 늦게 닿아 다른 모듈보다 눈이 오래 남고, 그 한 장 때문에 줄 전체 출력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설계할 때 겨울 해 높이에서 그림자가 어디까지 오는지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구조물은 지역별 설계 적설하중을 견뎌야 합니다
건물과 구조물은 국가건설기준인 건축구조기준(KDS 41 12 00)에 따라 지역별 기본지상적설하중을 정하고, 지붕 모양·경사·주변 노출 조건을 반영해 지붕 위에 실리는 눈 무게를 계산합니다. 이 값은 지역마다 달라서 강원 산간과 남부 평야를 같은 기준으로 설계하면 안 됩니다.
태양광 구조물도 같은 원리로 눈 무게와 바람을 견디도록 부재 두께, 기둥 간격, 고정 앵커를 정합니다. 견적을 비교할 때 어느 지역 적설하중 기준으로 설계했는지 물어보면 업체가 구조 검토를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기존 지붕 위에 설치할 때는 지붕 자체가 모듈 무게와 눈 무게를 함께 견딜 수 있는지도 봐야 합니다. 홍천의 한 주택 현장에서는 지붕이 약해 먼저 보강을 한 뒤 6kW를 올렸습니다.
구조물 점검 주기도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전기안전관리 기준상 정기검사 대상 태양광 설비는 4년 이내마다 검사를 받고, 허가 당시 땅의 지목이 전·답·과수원·임야·염전이었던 곳은 2023년 1월부터 부지와 구조물을 2년 이내마다 검사받도록 바뀌었습니다. 눈과 비가 많은 산간 부지일수록 이 검사 결과를 꼼꼼히 챙겨 보세요.
눈 치우기, 이렇게 하면 위험합니다
가장 위험한 행동은 지붕 위로 올라가 눈을 치우는 것입니다. 눈 아래 모듈 유리는 매우 미끄럽고, 지붕 끝이 어디인지 눈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추락 사고는 한순간에 일어나므로 가정에서는 지붕에 올라가지 마세요.
뜨거운 물을 붓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차가운 유리에 갑자기 열이 닿으면 깨질 수 있고, 흘러내린 물이 다시 얼어 더 단단한 얼음판이 됩니다. 삽이나 쇠붙이로 긁으면 유리 표면이 상하고, 제설용 염화칼슘은 프레임과 구조물 부식을 앞당깁니다.
꼭 치워야 한다면 땅에 선 채로 손이 닿는 낮은 설비만, 끝이 부드러운 긴 밀대로 위에서 아래로 살살 밀어 내립니다. 높은 지붕이나 주차장형 상부는 해가 나서 녹기를 기다리거나 업체에 점검을 요청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춘천·홍천·송파 겨울 현장에서 배운 것
디씨앤씨에이지는 춘천을 중심으로 홍천·화천 등 강원 영서와 서울 송파 현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송파구의 한 주차장형 현장은 날이 꽤 춥고 눈이 오는 날에도 작업이 이어져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일반적으로 눈 오는 날의 철골과 모듈 위는 평소보다 훨씬 미끄러워 안전 조치를 더 해야 합니다.
홍천의 게이트볼장 지붕 현장에서는 서리가 끼면서 지붕이 금방 미끄러워져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눈이 쌓이지 않아도 서리와 결빙만으로 지붕 위는 충분히 위험해진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현장이었습니다.
이런 경험 때문에 겨울 공사와 점검은 가능하면 해가 올라 서리가 걷힌 뒤로 일정을 잡으려 합니다. 고객님께도 겨울에는 직접 지붕에 올라가지 마시고, 이상이 보이면 사진을 찍어 연락해 달라고 부탁드립니다.
겨울이 지나면 확인할 것
눈이 녹은 뒤에는 모듈 프레임이 휘거나 유리에 금이 간 곳이 없는지, 구조물 볼트가 풀리지 않았는지 땅에서 눈으로 살펴보세요. 같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 두면 업체 점검 때 비교하기 좋습니다.
인버터 화면이나 모니터링 앱에서 비슷한 날씨의 지난해 발전량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면, 녹은 물이 접속함이나 배선 쪽으로 스며들지 않았는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처마 아래 고드름과 얼음판은 봄까지 되풀이해서 생깁니다. 설비 아래로 다니는 길이 있다면 얼음이 다 녹을 때까지 동선을 바꿔 두는 것이 사고를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봄이 오면 겨울 동안 쌓인 먼지와 제설 흔적이 모듈 아래쪽 가장자리에 띠처럼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띠가 셀을 가리면 출력이 떨어지므로, 봄철 첫 세척이나 점검 때 함께 닦아 내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눈이 쌓이면 꼭 치워야 하나요?
대부분은 해가 나면 녹아 미끄러져 내립니다. 지붕에 올라가 치우는 것은 추락 위험이 커서 권하지 않습니다.
뜨거운 물을 부어도 되나요?
차가운 유리가 급격한 온도 변화로 깨질 수 있고, 물이 다시 얼어 더 위험해지므로 피하세요.
우리 지역 적설하중은 어디서 보나요?
건축구조기준(KDS 41 12 00)에 지역별 기본지상적설하중이 있습니다. 설계한 업체에 어떤 기준으로 구조를 정했는지 물어보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